된소리되기(경음화)의 규칙

한국어 예사소리가 특정 조건에서 된소리로 바뀌는 경음화(된소리되기)의 유형과 규칙을 구체적 예시로 풀어 설명한다.

받침으로 끝난 말에 예사소리 ㄱ·ㄷ·ㅂ·ㅅ·ㅈ이 이어질 때, 그 소리가 된소리 ㄲ·ㄸ·ㅃ·ㅆ·ㅉ으로 바뀌어 발음되는 현상을 '된소리되기', 곧 경음화라고 한다. '국밥'을 [국빱]으로, '깎다'를 [깍따]로 읽는 것이 대표적이다. 글자는 그대로 두고 소리만 세게 나기 때문에, 규칙을 모르면 왜 이렇게 발음되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조건 없이 일어나는 된소리

가장 흔한 경우는 앞말의 받침이 ㄱ·ㄷ·ㅂ 계열(안울림 파열음)로 끝날 때다. '국밥[국빱]', '옷고름[옫꼬름]', '덮개[덥깨]'처럼, 받침이 대표음으로 정리된 뒤 이어지는 예사소리가 예외 없이 된소리가 된다. 여기엔 아무 조건도 없다. 받침이 이런 소리로 끝나기만 하면 뒤의 예사소리는 반드시 세게 난다. 받침이 대표음 하나로 줄어드는 원리가 궁금하다면 받침의 원리와 7종성을 함께 보면 좋다.

조건이 붙는 된소리

반면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일어나는 경음화도 있다.

  • 용언 어간 받침 ㄴ·ㅁ 뒤: '신고[신꼬]', '삼고[삼꼬]'. 단 동사·형용사 어간일 때만이다. 그래서 '안다'는 [안따]지만, 사동·피동의 '안기다'는 된소리가 나지 않는다.
  • 한자어 ㄹ 받침 뒤 ㄷ·ㅅ·ㅈ: '갈등[갈뜽]', '발전[발쩐]', '물질[물찔]'. 흥미롭게도 같은 ㄹ 받침이라도 ㄱ·ㅂ은 세지지 않아 '발견'은 [발견], '결과'는 [결과] 그대로다.
  • 관형사형 '-(으)ㄹ' 뒤: '할 것[할껏]', '갈 데[갈떼]'.

같은 글자, 다른 소리

표기에 사이시옷이 없어도 두 낱말이 합쳐지면서 된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문고리[문꼬리]', '길가[길까]', '산새[산쌔]'가 그렇다. 이 원리는 사이시옷은 언제 쓸까와 뿌리가 같다. 재미있는 건 이 된소리 여부로 뜻이 갈리기도 한다는 점이다. 곤충 '잠자리'는 [잠짜리], 잠을 자는 '잠자리'는 [잠자리]로, 똑같은 글자가 소리만으로 다른 말이 된다. 된소리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진 소리인지 궁금하다면 쌍자음과 된소리 이야기로 이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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