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자음과 된소리 이야기

쌍자음 다섯 글자(ㄲㄸㅃㅆㅉ)와 그것이 내는 된소리를, 각자병서 창제 원리·예사소리/거센소리/된소리의 삼중 대립·어감 변화까지 예시로 풀어낸 글.

우리말 자음 중에는 같은 글자를 나란히 겹쳐 쓴 다섯이 있다. ㄲ, ㄸ, ㅃ, ㅆ, ㅉ. 이 다섯을 쌍자음이라 부르고, 이들이 내는 소리를 '된소리'(경음)라고 한다. 여기서 '되다'는 반죽이 되듯 '단단하고 빡빡하다'는 뜻으로, 목과 혀에 힘을 잔뜩 준 채 숨을 거의 흘리지 않고 딱 끊어 내는 소리를 가리킨다.

같은 글자를 두 번 쓴 까닭

세종이 훈민정음을 만들 때부터 된소리는 글자를 둘씩 포개어 적었다. 이렇게 같은 글자를 나란히 쓰는 방식을 각자병서(各自並書)라 한다. ㄱ을 겹치면 ㄲ, ㅅ을 겹치면 ㅆ이 되는 식이다. 새로운 부호를 만드는 대신 이미 있는 자음을 두 번 써서 '더 세게 조인 소리'를 나타낸 셈인데, 글자 모양만 봐도 힘이 들어간 발음이 짐작된다. 이런 창제 원리는 훈민정음과 자모의 탄생에서 더 볼 수 있다.

하나의 자리, 세 갈래 소리

한국어 자음의 묘미는 입안 같은 위치에서 나는 소리가 세 갈래로 갈린다는 데 있다. 예사소리(평음)·거센소리(격음)·된소리(경음)가 그것이다.

  • 달 · 탈 · 딸
  • 불 · 풀 · 뿔
  • 자다 · 차다 · 짜다

'달'과 '딸'은 모음도 받침도 같지만 첫소리의 긴장 하나로 뜻이 완전히 달라진다. 다만 ㅅ은 거센소리 짝이 없어 예사소리 '살'과 된소리 '쌀' 두 갈래로만 나뉜다. 이 세 갈래 구별은 영어를 비롯한 많은 언어에 없어서, 외국인 학습자가 가장 애를 먹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감까지 바꾸는 힘

된소리는 뜻뿐 아니라 느낌도 바꾼다. '감감하다'보다 '깜깜하다'가, '졸졸'보다 '쫄쫄'이 더 작고 야무지며 단단하게 들린다. '반짝'과 '빤짝', '데굴데굴'과 '떼굴떼굴'을 소리 내어 보면 예사소리에서 된소리로 갈수록 세기가 더해지는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

또 된소리는 글자에 적지 않아도 저절로 나기도 한다. '국밥'을 [국빱], '학교'를 [학꾜]로 발음하는 것이 그렇다. 이렇게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바뀌는 규칙은 된소리되기(경음화)에서 자세히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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