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침(종성)의 원리와 7종성

한글 받침은 첫소리 글자를 다시 쓰는 '종성부용초성' 원리로 만들어졌지만, 실제로 쓰이는 자음 27가지가 발음에서는 ㄱㄴㄷㄹㅁㅂㅇ 일곱 소리로 모이는 7종성 규칙을 예시로 풀어낸 글이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네모 한 칸에 모아 쓴다. 첫소리(초성)와 가운뎃소리(중성) 아래에 자음이 한 번 더 들어가는 자리가 바로 받침, 곧 종성이다. '강', '닭', '값'에서 맨 아래 깔린 ㅇ, ㄺ, ㅄ이 모두 받침이다.

없던 글자를 새로 만들지 않았다

세종은 받침을 적을 글자를 따로 만들지 않았다. 훈민정음은 "종성부용초성(終聲復用初聲)", 즉 '끝소리는 첫소리 글자를 다시 쓴다'는 원칙을 세웠다. '가'의 첫소리 ㄱ을 '악'의 받침에 그대로 재활용하는 식이다. 덕분에 외워야 할 글자 수가 늘지 않았고, 이론상 거의 모든 자음을 받침 자리에 쓸 수 있게 됐다. 받침 글자는 이렇게 훈민정음에서 첫소리를 빌려 오는 지혜에서 태어났다.

쓰는 건 여럿, 소리는 일곱

문제는 발음이다. 받침에 올 수 있는 자음은 홑받침·겹받침을 합쳐 스물일곱 가지나 되지만, 실제로 입 밖으로 나오는 끝소리는 단 일곱 개뿐이다. ㄱ, ㄴ, ㄷ, ㄹ, ㅁ, ㅂ, ㅇ — 이것을 7종성 또는 '음절의 끝소리 규칙'이라 부른다. 나머지 받침은 이 일곱 중 가장 가까운 소리, 즉 대표음으로 바뀌어 발음된다.

  • 부엌 → [부억], 밖 → [박] (ㅋ·ㄲ이 ㄱ으로)
  • 옷 → [옫], 낮 → [낟], 꽃 → [꼳], 밭 → [받] (ㅅ·ㅈ·ㅊ·ㅌ이 ㄷ으로)
  • 앞 → [압], 잎 → [입] (ㅍ이 ㅂ으로)

그래서 받침이 제각각인 '낫·낮·낯·낱'도 홀로 발음하면 죄다 [낟]으로 들린다. 눈으로 구별되는 글자가 귀로는 하나로 뭉치는 셈이다. 이 끝소리 규칙은 '국밥 → [국빱]'처럼 뒤 자음을 세게 만드는 된소리되기(경음화)로도 이어진다. 그리고 ㄺ·ㅄ처럼 자음 둘이 나란히 앉는 겹받침에 이르면, 둘 중 어느 소리를 낼지까지 따져야 해 한층 까다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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